변호사 칼럼 · 2026. 11. 2.

"죽으면 자연으로" 산분장 1년 1만 명, 유족끼리 뜻이 갈리면 유골은 누가 정하나

산분장이 제도화 1년 만에 이용자 1만 명을 넘었다. 장례 방식과 유골 처리를 두고 유족 의견이 갈릴 때의 법적 기준과 미리 해 둘 일을 정리했다.

화장한 뼛가루를 산이나 바다에 뿌리는 산분장이 제도화된 지 1년 만에 이용자가 1만 명을 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포화에 가까운 봉안시설을 대신하고 유족의 관리 부담도 덜 수 있어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시설을 늘리고 선산 등에서도 산분장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장례 방식의 선택지가 늘어나면 가족 사이의 의견도 갈리기 쉽다. 고인은 생전에 바다에 뿌려 달라고 했는데 어떤 자녀는 봉안당을 원하고, 배우자와 자녀의 생각이 다르기도 하다. 상속 분쟁만큼 감정이 깊이 얽히는 다툼이 바로 이 지점에서 생긴다.

1. 산분장은 법에서 어떻게 정해져 있나

가. 자연장의 한 방식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는 자연장을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수목·화초·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거나, 해양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구역에 뿌려 장사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2024년 1월 개정돼 2025년 1월 시행된 이 규정으로 뿌리는 방식이 법에 들어왔다. 정해진 구역이 아닌 곳에 임의로 뿌리는 것은 이 정의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나. 연고자의 순위

같은 법 제2조 제16호는 장례와 관련한 연고자의 권리·의무를 배우자, 자녀, 부모, 자녀 외의 직계비속 순으로 행사하도록 하고, 같은 순위의 자녀가 여럿이면 최근친의 연장자가 우선한다고 정한다. 화장 신고나 시설 이용 같은 행정 절차에서 이 순위가 기준이 된다.

2. 유족 의견이 갈리면 누가 정하나

가. 대법원의 기준

장례가 끝난 뒤 유골을 누가 가질 것인가를 두고 소송까지 가는 일이 있다. 대법원은 유골에 대한 권리를 제사주재자에게 귀속시키고, 그 결정 기준을 바꿨다.

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8다248626 전원합의체 판결

공동상속인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남녀, 적서를 불문하고 최근친의 연장자가 제사주재자로 우선하며, 망인의 의사나 생전 생활관계 등에 비추어 그가 맡는 것이 현저히 부당한 경우는 예외로 본다.

과거 장남 우선이던 기준이 남녀 구분 없는 연장자 기준으로 바뀐 것이다. 다수의견은 배우자를 직계비속 중심의 이 기준에 넣지 않았지만, 별개의견은 배우자도 포함해 개별 사정을 따져야 한다고 봤다.

나. 망인의 뜻은 어떻게 반영되나

판결은 고인의 명시적·추정적 의사를 특별한 사정의 판단 요소로 든다. 고인이 산분장을 원했다는 사실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면, 그와 반대되는 방식을 고집하는 사람이 제사주재자가 되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다. 이혼·재혼 가정에서 더 자주 생기는 다툼

위 판결의 사안도 고인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혼외 관계에서 태어난 자녀 쪽과 유해를 두고 다툰 경우였다. 이혼 뒤 재혼했거나 사실혼 관계에 있던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함께 살던 배우자와 전혼 자녀 사이에 장례 방식부터 의견이 갈리기 쉽다. 다수의견에 따르면 협의가 안 될 때 배우자는 제사주재자 결정 기준에 들어가지 않는다. 함께 살던 사람이 고인의 뜻을 지키고 싶다면 생전에 고인의 의사를 문서로 남겨 두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대비책이다.

3. 다툼을 피하려면 미리 해 둘 일

가. 고인의 뜻을 기록으로

장례 방식에 대한 바람은 말로만 남기면 해석이 갈린다. 날짜와 서명이 있는 문서, 영상, 가족 단체 대화방에 남긴 메시지처럼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남겨 두는 것이 좋다. 유언장에 함께 적어 둘 수도 있다.

나. 가족 사이의 합의

판결도 먼저 공동상속인 사이의 협의를 우선한다. 법원이 정하는 기준은 협의가 끝내 안 될 때 쓰는 마지막 수단일 뿐이다. 장례 직후 감정이 격해지기 전에 장례 방식, 비용 분담, 추모 방법을 짧게라도 문서로 합의해 두면 이후 다툼을 크게 줄인다.

4. 이미 다툼이 생겼다면

가. 증거부터 정리

고인과의 생전 관계, 부양과 간병을 누가 맡았는지, 장례를 누가 주관하고 비용을 냈는지를 정리한다. 제사주재자 지위를 다툴 때 이런 생활관계가 판단 자료가 된다.

나.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은 신중하게

장례비용 분담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장례를 주관한 사람이 비용을 먼저 냈다면, 그 비용을 상속재산에서 정산할지 형제자매가 나눠 낼지가 상속재산분할 협의에서 다시 문제가 된다. 영수증과 계좌 이체 내역은 장례 직후부터 한곳에 모아 두는 것이 좋다. 유골 다툼과 상속재산 다툼이 한꺼번에 번지면 가족 관계를 회복하기 어려워지므로, 각각을 따로 떼어 정리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산분장은 한번 하면 되돌릴 수 없다. 가족 일부가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서둘러 진행하면 손해배상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 협의가 어렵다면 봉안 등 임시 안치를 거쳐 정리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5. 맺으며

산분장 이용자 1만 명이라는 숫자는 장례 문화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바뀐 문화에 맞춰 가족이 미리 이야기를 나누고 고인의 뜻을 남겨 두는 일이, 법정에서 다투는 것보다 훨씬 쉬운 해결책이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1. 2.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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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신동우 대표변호사

법학박사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이혼전문변호사 · 대온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사건을 상담부터 판결까지 직접 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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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동우 대표변호사 · 2026.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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