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 2026. 10. 30.

연봉 20배 차이 나도 집안일은 반반? 재산분할에서 가사노동은 이렇게 계산된다

아내보다 연봉이 20배 많은 직장인의 '집안일 반반' 고민 글이 화제다. 소득 차이와 가사노동, 아직 받지 않은 성과급·퇴직금이 재산분할에서 어떻게 평가되는지 짚는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연봉 20배 차이 나도 집안일은 반반이야??'라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삼성전자 직원으로 표시된 작성자는 자신의 연봉이 성과급을 포함해 8억 원 정도이고 아내는 4,000만 원이라며, 퇴근 시간이 비슷한데 집안일을 반반 하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누리꾼 대부분은 집안일을 연봉으로 따지느냐며 비판했다. 작성자는 이후 고과를 받으려면 야근을 많이 해야 하는데 아내는 자신이 칼퇴근해 집안일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집안일 분담은 부부가 정할 일이다. 다만 이 질문은 법정에서 조금 다른 얼굴로 자주 나타난다. "돈은 내가 다 벌었는데 왜 재산을 나눠야 하느냐"는 질문이다.

1. 법은 부부의 역할을 어떻게 보나

민법 제826조 제1항은 부부가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정한다. 돈을 버는 일과 살림을 꾸리는 일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고 정해 둔 조항은 없다. 협조의 방식은 부부가 정하지만, 한쪽이 부양과 협조를 일방적으로 거부해 혼인이 무너졌다면 재판상 이혼 사유와 위자료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반대로 집안일 분담을 두고 다툰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이혼 사유가 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혼인 생활 전체에서 그 갈등이 어느 정도의 무게를 차지했는지가 문제다.

2. 재산분할에서 소득 차이는 어떻게 반영되나

가. 기준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은 재산분할에 관해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와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해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고 규정한다. 재산이 누구 이름으로 돼 있는지, 월급이 누구 통장으로 들어왔는지가 아니라 혼인 중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재산인지가 기준이다.

나. 가사노동도 기여로 평가된다

그래서 살림과 육아를 맡은 배우자도 재산 형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기여도는 사건마다 다르다. 혼인 기간, 소득 격차, 실제 가사와 육아 분담, 재산을 불리거나 지켜 온 경위가 모두 고려된다. 소득이 20배 차이 나는 맞벌이 부부라면 고소득 배우자의 기여가 높게 평가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저소득 배우자가 맞벌이를 하면서 살림까지 더 많이 떠안았다면 그 사정도 함께 참작된다. 집안일을 누가 얼마나 했는지가 재산분할 법정에서 실제로 다퉈지는 이유다. 전업주부는 몇 퍼센트, 맞벌이는 몇 퍼센트라는 식으로 정해진 공식은 없고, 결국 사건마다 재산이 만들어진 경위를 하나하나 따져 비율이 정해진다.

3. 아직 받지 않은 퇴직금과 성과급

가. 퇴직급여는 분할 대상이다

고소득 직장인 부부의 이혼에서 자주 쟁점이 되는 것이 아직 손에 쥐지 않은 돈이다.

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전원합의체 판결

이혼 당시 아직 퇴직하지 않았더라도 사실심 변론종결 시에 잠재적으로 존재해 경제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퇴직급여채권은 재산분할 대상이 되고, 그 시점에 퇴직하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급여 상당액이 대상이 된다.

대법원은 퇴직급여를 받으려면 일정 기간 근무해야 하고, 그 근무에 상대 배우자의 협력이 기여했다면 퇴직급여도 부부가 함께 이룬 재산이라고 봤다.

나. 성과급은 어떻게 볼까

이미 받아서 예금이나 주식으로 남아 있는 성과급은 혼인 중 형성한 재산으로 분할 대상에 들어간다. 지급이 예정됐지만 아직 받지 않은 성과급은 지급 조건과 확정 여부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 특별성과급을 줄 예정이라고 한다. 이처럼 지급 시점과 조건이 남아 있는 돈은 분할 대상으로 넣을지, 그 밖의 사정으로 참작할지를 두고 다툼이 생기기 쉽다.

다. 기간 제한을 놓치지 말 것

협의이혼을 했다면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한다(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이혼부터 하고 재산은 나중에 정리하자며 미뤘다가 기간을 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4. 갈등이 깊어졌다면 미리 챙길 것

가. 기여의 흔적을 남긴다

가사와 육아 분담은 말로만 주장하면 서로 엇갈리기 쉽다. 아이 등하원, 병원 동행, 장보기 같은 일상의 기록과 가계부, 생활비 이체 내역이 기여를 보여 주는 자료가 된다. 다만 배우자가 다른 사람과 나누는 대화를 몰래 녹음하거나 배우자의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 보는 방식은 증거 능력 논란과 별도의 형사 문제를 낳을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나. 재산 목록을 정리한다

상대 명의 재산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분할 청구도 제대로 할 수 없다. 금융 계좌, 주식, 퇴직연금, 성과급 지급 기준 등을 미리 파악해 두고, 소송에서는 재산명시나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같은 절차를 활용한다.

5. 맺으며

연봉이 20배 차이 난다고 집안일 몫이 20분의 1이 되지는 않는다. 법이 보는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재산분할은 누가 더 벌었는지 계산하는 절차가 아니라 혼인 기간 동안 두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함께 만든 것을 되짚는 절차다. 집안일을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면, 그 계산이 법정까지 가지 않도록 대화부터 다시 시작하는 편이 낫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대표변호사)

이 칼럼은 2026. 10. 30. 기준 법령과 판례로 쓴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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